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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이’는 도시의 자랑이자 위엄이다[이중원의 '건축 오디세이']

건설존 2020. 6. 30. 12:06

왼쪽은 삼성역 GBC 타워, 오른쪽은 잠실 롯데타워. 전자는 마천루가 사각형 모양으로 상부에서 끝나 지상에서 보면 평평하고(모더니즘), 후자는 붓 모양이라 뾰족하다(포스트모더니즘).

그림 이중원 교수

서울 마천루 시장은 지난 20년간 급속히 성장했다. 9·11테러 이후 그라운드 제로 재건 국제 공모전에서 당선작을 낸 미국 유대인 건축가 대니얼 리버스킨드는 일약 스타가 되어 여기저기서 러브콜을 받았다. 국내에도 해운대아이파크(2011년 준공·높이 292.1m·국내 6위)와 용산 마천루 계획안을 선보였다. 뉴욕에 자유의 여신상 횃불을 모티브 삼아 마천루 군을 디자인했다면, 용산에는 신라시대 왕관을 모티브 삼아 마천루 군을 디자인했다. 3개의 용산 마천루가 눈길을 끌었다.

첫째 이탈리아 건축가 렌초 피아노의 620m 높이의 중심 마천루, 둘째 미국 건축가 에이드리언 스미스의 ‘댄싱 드래건’(용산 지명에서 따옴) 마천루, 셋째 네덜란드 건축설계사무소 MVDRV의 ‘구름’ 마천루였다. 마천루의 혁신적 형태도 멋졌지만, 리버스킨드의 한강변 마리나 파크와 야외 보행 쇼핑몰이 있어 세 마천루가 더욱 빛났다. 2008년 금융위기로 세 마천루와 한강 수변 파크가 무산된 것은 못내 아쉽다.

강 건너 여의도에는 다음 달 영국 건축가 리처드 로저스의 파크원(333m·국내 3위)이 준공된다. 하이테크 건축가로 1990년대부터 부상하기 시작한 로저스는 엘리베이터를 투명하게 외부로 빼고, 마천루 기둥을 유리 밖에 두는 마천루 디자이너로 유명하다. 파크원도 그럴 예정이다. 로저스가 공공을 위해 신경을 쓴 점은 여의도 공원과 IFC(2012년 준공·285m·국내 8위) 마천루 군을 단절 없이 이어주는 것이다. 내부에서 반원을 그리는 쇼핑몰 동선 체계가 바로 그 해결책이다. 로저스는 이곳에서 가벼운 케이블 천장 구조를 선보인다. 천창에 스미는 자연광이 경쾌한 철의 조형미를 밝힐 참이다.​

출처 :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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